이상의 <날개>는 한국 근대문학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1936년에 발간된 소설집 《삼수장》에 수록된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일제강점기 시기, 근대화와 식민지 경험 속에서 정체성과 내면적 갈등을 다룬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이 작품은 이상의 대표적인 단편 소설로, 현대인의 도착된 삶과 자아 분열의 의식 속에서 내면에 대한 성찰을 꾀하고 있는 작품이다. 특히 내용의 난해함과 형식의 파격성으로 인해 1930년대 모더니즘 소설의 으뜸으로 꼽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 작품을 감상할 때에는 우선,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날개'의 상징적 의미에 주목해 보자. 이와 함께 '나'와 아내의 전도된 부부 관계를 통해 '나'의 성격을 생각해 보고 일상으로부터 탈출을 시도하는 '나'의 행위에 의미를 부여해 보자.
1. 작품의 주요 내용
<날개>는 주인공인 ‘나’의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된다. 주인공은 소외와 고립된 삶을 살아가는 무명 인물로, 경제적으로 의존적인 삶을 살아간다. 그는 자신을 "아내의 아이"로 묘사하며, 아내는 주인공을 부양하면서도 외면적이고 비밀스러운 삶을 유지한다.
이 작품의 플롯은 전통적인 서사 구조와는 다르다. 주인공은 현실과 몽환적 세계를 오가며 자기 존재에 대한 불안과 회의를 반복적으로 느끼고, 이야기는 그의 혼란스러운 내면을 통해 진행된다. 작품 후반부에서 주인공은 "날개가 돋친 기분"을 느끼며 세상 밖으로 나가려는 충동을 표현하는데, 이는 개인의 해방 욕구와 새로운 세계로의 도약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2. 전체 줄거리
'나'는 아내와 함께 유곽과도 같은 33번지 어떤 방에 세들어 살면서, 하루하루를 의욕도 없이 방 안에서 뒹굴며 산다. '나'가 보기에 아내는 상당한 미인으로, '나'는 그러한 아내의 미모를 내심 사랑하고 있다. '나'는 나애가 외출하고 없을 때면 아내의 방에 들어가 화장품 냄새를 맡으며 아내의 채취를 맡기도 하고 돋보기로 불장난을 하기도 하면서 논다. 그런데 아내에게 손님이 올 때는 아내의 방에 들어가지 못하고 윗방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잠을 잔다. 손님이 가면 아내는 '나'에게 돈을 주는데 '나'는 돈을 쓸 줄 몰라 그 돈을 모다 놓는다. 그러다가 그 돈을 아내에게 주고 처음으로 아내와 잠을 자면서 돈을 찾게 되고 그런 '나'에게 아내는 의외로 호의적으로 대한다. 어느 날 '나'는 밖에 나갔다가 비를 맞아 앓아 눕게 되고 그 후로 아내는 '나'에게 약이라며 흰 알약을 먹인다. '나'는 그 약이 아스피린인 줄 알았으나 아내의 방에서 최면약 아달린 갑을 발견하고 그로 인해 괴로워하며 밖에서 약을 먹고 쓰러진다. 일주야를 자고 깨어나 집으로 들어온 '나'는 아내의 매음 행위를 보게 되고 다시 아내가 자신을 하루 종일 재우고 무슨 짓을 했는가 하는 생각으로 고민하다가 미쓰꼬시 백화점 옥상에 올라 26년 간의 과거를 생각한다. '나'는 정오의 사이렌이 울릴 때 현란한 거리의 풍경을 바라보면서 '날개야 다시 돋아라. '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라고 외친다.
3. 작품의 특징
- 파격적 서술 방식
- 전통적인 서사 구조를 벗어나, 주인공의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이는 당시 한국 문학에서 드문 기법이다.
- 현실과 환상이 혼재된 서술로 주인공의 내면 세계를 깊이 탐구한다.
- 모더니즘적 요소
- 도시적 공간, 소외, 인간성 상실 등 근대 도시화의 단면을 보여준다.
- 인간의 심리와 무의식을 표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 상징과 비유의 사용
- ‘날개’는 주인공의 해방과 도약 욕구를 상징한다.
- 주인공의 아내와 주변 환경은 주체성을 억압하는 현실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4. 주제와 메시지
**<날개>**는 여러 해석을 가능하게 하는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작품입니다. 주요 주제는 다음과 같다.
- 주체성의 상실과 회복
- 주인공은 아내와의 관계, 그리고 식민지 현실 속에서 무력한 존재로 살아가지만, 끝내 해방과 자각의 가능성을 암시한다.
- 소외와 고독
- 근대 도시의 비인간화된 환경 속에서 주인공은 자신을 외딴 섬처럼 느끼며, 타인과의 단절된 삶을 살아간다.
- 근대화와 인간성
- 도시와 근대화는 편리함을 제공하지만, 인간성을 억압하고 소외를 초래하는 이중적 역할을 한다.
- 해방과 도약에 대한 갈망
- 주인공이 현실을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은 억압된 현실을 극복하려는 현대인의 보편적인 갈등을 반영한다.
5. 문학적 의의
- **<날개>**는 한국 문학사에서 심리주의 소설의 대표작으로 평가받는다.
- 이상은 이 작품을 통해 인간의 무의식과 내면을 탐구하며, 모더니즘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 일본 제국주의 아래 식민지 조선의 지식인의 고뇌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며,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비판적으로 성찰했다.
6. 화법의 독특함과 그 효과
<날개>는 1인칭이다. 일반적으로 1인칭 화자의 서술 방법은 자기의 사상과 감정을 직설적인 문체로 표현하는 주관적인 경우와 제3자를 1인ㄴ칭 화자로 삼고 비판적으로 서술하는 경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최서해의 <탈출기>가 그 전자에 속한다면, 현진건의 <타락자> 등은 후자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날개>는 1인칭 화자에 의해 서술되면서도 두 경우와는 다른다. <날개>의 화자는 자기의 주관적인 의식 세계를 말하면서도 일상적 자아가 본질적 자아를 대상화하여 관찰하고 객관적으로 묘사하게 함으로써 '나'가 제시하는 여라 가지 상황에 독자를 참여하게 하여 자신의 의식 세계를 더욱 사실적으로 돋보이게 하는 화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화법의 구체적인 효과는 자신이 대면하는 상황에 대한 증언, 설명, 또는 변명들이 그 자신이 서술하느 그대로가 아니라 작품의 이중적 예견을 유도해 내는 데 있다. 가령 <날개>에사 '나'가 아내의 직업을 추리하는 장면을 떠올려 보자. 여기서 실제 '나'가 아내의 직업을 모르기 때문에 추리를 하고 있다고 보는 것은 잘못이다. 여기에는 교묘한 아이러니가 숨겨져 있는 것인데, 체험적 자아로서는 알고 있으면서 서술적 자아롯는 모른 체함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자아의 비상식적 세계의 전개에 긴장감을 느끼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0) | 2025.01.17 |
---|---|
김승옥의 '서울, 1964년 겨울' (4) | 2025.01.16 |
나도향의 '물레방아' (0) | 2025.01.15 |
이청준의 '병신과 머저리' (0) | 2025.01.15 |
채만식의 '치숙' (1) | 2025.01.14 |
채만식의 '미스터 방' (1) | 2025.01.13 |
윤흥길의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 (1) | 2025.01.12 |
김동인의 '감자' (2) | 2025.0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