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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소설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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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희 작가의 소설집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1978)은 한국 문학사에서 매우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이 작품은 1970년대 한국 사회의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를 배경으로, 사회적 불평등과 빈곤 문제를 고발하고 인간 소외의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룬 것으로 유명하다.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줄거리>

'난장이'인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와 영수, 영호, 영희는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며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도시의 소외 계층이다. 실낱같은 기대감 속에서 천국을 꿈꾸지만 통장으로부터 재개발 사업으로 인해 철거 계고장을 받는 순간 비극은 시작된다. 


영수네 동네인 낙원구 행복동 주민들 역시 야단법석이다. 어느 날, 철거는 간단히 끝나 버리고, 그들의 손에 아파트 딱지만 주어진다. 입주권이 있어도 입주비가 없는 마을 주민들은 시에서 주겠다는 이주 보조금보다 약간의  돈을 더 받고 거간꾼들에게 입주권을 판다.
 
그 동안에는 '난장이' 아버지가 채권 매매, 칼 갈기, 건물 유리 닦기, 수도 고치기 등의 일을 하여 어렵게 생계를 유지하였으나, 어느 날 '난장이'는 병에 걸려 일을 할 수 없게 된다. 생계를 이어 나가기 위해 어머니는 인쇄 제본 공장에 나가고 영수는 인쇄소 공무부 조역으로 일한다. 영호와 영희도 몇 달 간격으로 학교를 그만둔다.


투기업자들의 농간으로 입주권의 값이 뛰어 오르고 영수네도 승용차를 타고 온 사나이에게 입주권을 판다. 그러나 명희 어머니에게 전세값을 갚고 나니 남는 것이 없다.


영희는 집을 나간다. 영희는 승용차를 타고 온 그 투기업자의 사무실에서 일을 하며 함께 그와 생활하게 된다. 그러다가 그에게 순결을 빼앗긴 영희는 투기업자가 자기에게 했듯이 그를 마취시키고는 금고 속에 있는 입주권과 돈을 가지고 행복동 동사무소로 향한다. 서류 신청을 마치고  가족을 찾기 위해 이웃에 살던 신애 아주머니를 찾아간 영희는 아버지가 벽돌 공장 굴뚝에서 자살했음을 알게 된다. 영희는 "아버지를 난장이라고 부르는 악당은 죽여 버려."라고 말하면서 절규한다. 
 

  • 소설은 난장이(아버지)와 그의 가족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난장이 가족은 도시 빈민층으로, 아버지는 난장이로 묘사되어 체제에 적응하지 못하는 소외된 존재를 상징한다. 작품은 그가 가족을 위해 애쓰는 모습을 통해 가난한 이들의 고통을 조명한다.
  • 핵심 사건 중 하나는 난장이가 가족의 생계를 위해 노력하지만 결국 강제 철거와 같은 사회적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적인 결말로 이어진다.
  • 주요 등장인물인 자녀들(영호, 영희, 철호)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현실을 인식하고, 이에 대항하거나 좌절한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당시 젊은 세대가 직면한 사회적 딜레마를 보여준다.


        1. 주요 주제
    • 사회적 불평등: 빈부 격차와 노동 착취, 그리고 이에 따른 빈민층의 고통을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 인간 소외: 산업화로 인해 사람들의 인간성이 상실되고, 가족이 파괴되는 과정을 그린다.
    • 저항과 희망: 난장이 가족의 시련 속에서도 인간의 희망과 연대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2. 난장이의 상징성
      • 난장이는 한국 사회의 하층민, 소외된 사람들, 그리고 시대적 희생양을 상징한다. 그의 작은 몸집은 당시 한국 사회에서 약자들의 힘없음을 상징하며, 그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희망과 꿈의 가능성을 나타낸다.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문학적 특징>

  1. 모더니즘적 기법: 소설은 전통적 서사 방식과 달리 단편적인 장면과 상징적인 이미지를 통해 주제를 전달한다.
  2. 리얼리즘과 상징주의: 사회적 현실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도, 상징적이고 은유적인 표현을 사용해 주제를 강화한다.
  3. 다중시점: 각기 다른 인물의 시각을 통해 이야기가 전개되며, 이를 통해 독자는 다양한 관점을 체험하게 된다.

<사회적 의의>

  • 이 작품은 1970년대 한국 사회의 산업화와 그로 인한 계급 갈등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문학을 통해 사회적 문제를 고발하는 역할을 했다.
  • 지금도 많은 독자와 학자들에게 사회 정의와 인권의 문제를 환기시키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 '낙원구 행복동'이라고 한 이유

'낙원구 행복동'이라는 김불이의 집 주소는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처럼 반어적인 표현이다. 작품의 내용을 통해 알 수 있듯이 김불이의 식구들이 살아가는 곳은 '낙원'도 아니고 그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역시 '행복'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난장이 일가'의 삶은 지옥을 걷는 것과 같은 고통과 불행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다. 구태여 '난장이 일가'로 제한할 필요도 없다. 그들과 함께 이웃하여 살아가는 주변 사람들의 삶 역시 김불이 일가의 삶과 별반 다르지 않음에도 작가가 행정 구역상의 명칭을 이와 같이 명명한 것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 비인간성의 극대화

철거 당일, 영희의 행방을 모른 채 식구들은 마지막 식사를 함께한다. 이 대목은 짪은 문장의 연쇄를 통해 당시의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서술자는 감정적인 언급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는데, 이러한 서술 방식은 식사를 하고 있는 식구들 사이로 진행되는 철거 장면의 비인간성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 주고 있다.

 

 

* 노비 매매 문서의 상징적 의미

이 부분의 서술자인 영수는  어느 날 인쇄소에서 이상한 문서를 조판하는데 그것은 노비 매매 문서였다. '난장이'의 아들인 영수가 아주 먼 과거의 노비들의 매매 문서를 조판한다는 것 역시 작품 내부에 숨겨진 고도의 상징적 장치이다. 과거이건 현재이건 미래이건 사회는 부와 권력을 가진 자들을 중심으로 편성되고 운영된다. 그들, 즉 가진 자에게 있어 노비는 인간이 아니라 거래의 대상일 뿐이다. 이는 단지 과거의 슬픈 기억이 아니라 김불이 일가와 행복동 주민들의 삶을 통해 '현재'에도 유지되고 있는 현실이며, '미래'에도 그럴 수 있다는 암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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