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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소설

박완서의 '엄마의 말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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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의 소설 「엄마의 말뚝」은 한국 문학의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로, 20세기 한국의 역사적 변화와 그 안에서의 가족, 특히 어머니의 헌신적인 사랑과 삶을 다룬 작품이다. 이 작품은 3부작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부는 서로 다른 관점에서 가족과 사회의 문제를 심도 있게 탐구한다.

박완서의 '엄마의 말뚝'

 

 

1. 작품의 배경

  • 역사적 맥락: 한국 전쟁 전후의 혼란과 그로 인해 겪는 가족의 고난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전쟁과 분단, 산업화로 인한 급격한 사회 변화가 작품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 가족 중심의 서사: 어머니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가족이 어떻게 변화를 겪고 유지되며, 분열되는지 세밀히 묘사한다.

2. 줄거리

5남매의 어머니인 '나'는 '나만 없어 봐라. 집안 꼴이 뭐가 되나?'라고 생각하는 중년의 여인이다. 이는 집안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불상사들이 하나같이 '나'가 집을 비운 사이에 일어났다는 사실에 근거한다. 그러나 아이들이 다 자라고 아파트로 이사 오면서 집안에서 일어날 사고의 요소들이 남아 있지 않게 되었다. 그리하여 '나'는 집안에서 일어나는 사고에 대한 중압감에서 차츰 벗어난다.

 

그런데 어느 날, 친구 농장에 갔다가 돌아오면서 섬뜩한 예감에 사로잡힌다. 그것은 '나'가 이제까지 경험한 섬특함 중에서도 최악의 것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 예감은 현실로 나타난다. 친정 어머니가 미끄러운 빙판 길에서 넘어져 중상을 입었다는 전갈을 받은 것이다.

 

병원에 입한한 친정 어머니는 처음에는 완강하게 수술을 거부하다가 난데없이 '산골' 이야기를 꺼내면서 수술에 동의한다. 그러나 장시간의 수술 끝에 병실로 돌아온 어머니는 비정상적인 강단과 근력을 보이며 정신 착락 중세를 일으킨다. 어머니는 그 착란 증세 속에서, 효성이 지극했던 아들이 실어증에 걸린 데다 유혈이 낭자한 채 비극적으로 죽어간, 한 맺힌 일을 다시금 되살린다. 

 

한때 좌익 운동에 가담했다가 전향한 적이 있는 '나'의 오빠는 그 때문에 적 치하의 서울에서 불안하게 살고 있었다. 또한 그는 수도를 포기하고 한강을 건ㄴ너가 버린 정부에 대한 불신과 원망, 고독 등으로 몸부림쳤다. 불행하게도 오빠는이웃의 고발로 끌려갔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인민 궐기 대회에서 제일 먼저 의용군에 지원하였고, 그로 인해 어머니와 '나'는 혜택을 누린다. 그러나 석 달 만에 세상이 바뀌자, '나'의 집은 빨갱이 집으로 지목되었고 이웃의 극심한 박해가 뒤따랐따. 1 .4후퇴로 인해 오빠는 다시 돌아왔지만, 피난이 어렵게 되자, 어머니는 서울에 와서 처음 '말뚝'을 박은 산비탈 달동네로 피난한다. 그러나 은신의 허점이 드러나면서 인민군들이 들이닥치고 결국 오빠는 그로 인해 실어증 등의 정신적 불구 상태를 겪다가 인민군 보위 군관에게 총상을 당해 죽는다. 어머니는 오빠의 시신을 화장하여 이북에 있는 고향 개풍군 땅이 보이는 바닷가에서 바람에 날려 보냈다. 아직도 투병 중인 어머니는 자신이 죽으면 오빠와 똑같으  방법으로 처리해 달라고 '나'에게 부탁한다. 

3. 주요 내용 요약

1부:

  • 주인공 화자가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어머니가 가족을 위해 헌신하며 세운 "말뚝"의 상징성을 이야기한다.
  • 이 말뚝은 단순한 물리적 대상이 아니라 가족을 지탱하고 보호하려는 어머니의 의지와 희생을 상징한다.
  • 특히 전쟁으로 인해 피난과 이주를 반복하는 상황 속에서, 어머니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삶의 터전을 고수하려 노력한다.

2부:

  • 어머니의 삶과 희생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며, 전후 사회에서 가난과 혼란 속에서도 가족의 결속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이 부각된다.
  • 어머니는 자신의 희생을 통해 가족에게 안정감을 주려 하지만, 현대 사회의 변화 속에서 가족 구성원들이 어머니의 가치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갈등이 나타난다.

3부:

  • 어머니의 죽음 이후, 남겨진 가족 구성원들이 어머니의 삶과 희생의 의미를 되새기며 이야기의 결말에 이른다.
  • 말뚝은 물리적으로 사라질 수 있으나, 그 정신적 상징은 가족 구성원들에게 남아 그들의 정체성과 가치관에 영향을 준다. 

4. 주요 주제와 메시지

  1. 어머니의 희생과 헌신
    어머니는 가족의 중심이자 지지대 역할을 한다. 특히 한국의 전통적인 가부장적 사회에서 어머니의 역할은 가족의 생존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 강조된다.

  2. 한국 사회의 변화와 가족의 분열
    산업화, 도시화 등의 사회적 변화 속에서 전통적 가족의 붕괴와 갈등이 드러난다. 이는 개인의 자아실현과 가족이라는 집단 간의 긴장을 보여준다.
     
  3. 기억과 정체성의 의미
    말뚝은 단순한 물리적 상징을 넘어, 가족의 정체성과 역사적 기억을 담고 있다. 이는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연결고리로 작용한다. 

5. 작품의 문학적 의의

  • 개인사와 역사적 현실의 조화: 박완서는 개인의 경험을 통해 한국의 현대사를 생생히 재현하며, 문학적 깊이를 더한다. 
  • 여성의 삶과 사회적 위치 조명: 어머니라는 인물을 통해 당시 여성들이 겪었던 희생과 어려움을 현실적으로 묘사한다. 
  • 상징적 서사: "말뚝"이라는 상징적 장치를 통해 독자들에게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제공한다. 

6. 독자들에게 주는 교훈

이 작품은 한국의 전쟁과 분단, 그리고 현대화 속에서 가족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탐구하며, 개인과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특히 어머니라는 인물이 가진 상징적 가치를 통해 우리 사회의 근간을 돌아보게 한다.

박완서의 '엄마의 말뚝'

 

 

* 딸이 바라본 엄마의 일생이라는 소설적 장치의 효과 

이 작품은 서술자인 딸과 서술 대상인 엄마와의 관계라는 측면에서도 죽목할 만하다. 1편에서 어머니는 고향을 등지고 서울로 가족을 이주시키는 당찬 존재로 그려진다. 이러한 어머니의 모습은 '전통적 사회 관계에서 벗어나 근대적 사회로 진입하려는 의지'를 상싱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의지는 극히 피상적인 것이었고 그 의지를 실현하기 위한 경제적 기반 또한 미약하기 그지없는 것이었다. 따라서 어머니는 외아들인 오빠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의탁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2편에서는 딸이 어머니와의 혈연 관계를 재인식하면서 두 사람 사이의 심리적 거리를 다시 한 번 새롭게 재구성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으면 3편에서는 어머니를 이해함에도 불구하고 '어머니의 법'에 따를 수 없는 현실을 드러낸다.

 

2편에서 어머니와 딸의 심리적 거리는 오빠에 대한 기억을 매개로 나타난다. 오래 전 세상을 떠난 오빠는 어머니의 마음과 일그러진 손목 속에서 늘 어머니와 함께했으며 생활의 한 부분으로 살아 있는 존재였으나, 딸에게 있어 그는 자신의 일상에 삐쭉이 솟아오른 비일상적인 과거의 존재였을 뿐이다. 그러나 1편에서 그리도 당당했던 어머니가 부상과 죽음을 앞둔 시점에서 무기력하게 무너져 가는 모습을 보면서, 딸은 스스로 '어머니'가 되어 감으로써 어머니의 가치를 계승하고 있다. 과거의 이야기가 회상을 통해 현재의 상황과 결합되면서 서술자의 내면에서 재구성되는 과정을 통해 서술자는 어머니에게 남겨인 '한'의 실체를 어렴풋이 인식하게 되고, 어머니가 자신에게 남겨준 '말뚝'의 의미를 미약하게나마 의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즉, 이 작품을 비롯한 세 편의 연작은 엄마와 딸을 연결하는 여성적 연대 의식과 '여성의 형성 과정'을 보여 줌으로써 어머니의 가치가 딸에게 전승되는 과정, 한 가족 공동체를 파괴하고 왜곡시킨 운명에 저항함으로써 여성들의 '한'을 풀어 내는 과정을  보여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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