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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소설

김동인의 '배따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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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인의 '배따리기'

이 작품은 '배따라기' 음악과 서정적 배경을 무대로 하여 인생의 숙명적 비극과 운명의 참담함을 깨닫는 보다 본질적인 인간 문제를 다룬 순수 문학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액자 소설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이러한 형식을 취한 작가의 의도를 파악해 보고 이러한 형식적 특성과 연관하여 이 작품의 시점의 변화에 주목하자. 

 

1. 줄거리

작중 화자로 등장하는 '나'라는 인물이 봄날 대동강변을 거닐다가 을밀대에서 '배따라기'를 노래하는 한 사나이를 만난다. 그 사나이가 '나'에게 들려준 이야기가 소설의 핵심 줄거리에 해당한다. 그 사내는 조그만 어촌에서 동생과 함께 살고 있었는데 무척 사이가 좋았다. 사내에게는 붙임성이 있고 명랑하며 아름다운 부인이 있다. 둘 사이의 금실도 아주 좋았다. 동네 사람들도 모두 사내의 아내를 좋아했다. 사내는 아내를 무척이나 사랑하지만, 아내의 개방적인 행동에 대해 못마땅하게 여긴다. 사내는 아내가 자신에게는 분에 넘치는 여인이라고 생각하면서 열등감에 사로잡혀 아내를 구박한다. 심지어 사내는 자기 동생에게 친절한 아내를 오해해, 동생과 아내의 관계를 의심하게 된다.

 

어느 날 장에 갔다 돌아온 사내는 방 안에 있던 동생과 아내의 옷 매무새가 흐트러져 있는 것을 발견한다. 사내는 그의 아우와 아내를 닥치는 대로 치고 때린 후, 아내와 아우를 모두 집 밖으로 쫓아내어 버린다. 사실 두 사람은 방에 들어온 쥐를 잡으려다 옷차림이 흐트러진 것이나 사내는 그들의 행동을 의심한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엄청난 오해와 실수였다. 사내는 혼자 어두운 방에 앉아 있다가 불을 켜려고 성냥을 찾는데 그때 헌 옷뭉치 속에서 정말 쥐가 튀어 나와서 그를 놀라게 한다. 그는 크게 후회하면서 아내와 아우가 돌아와 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아내는 집을 나간 즉시 바다에 투신하여 익사체로 발견된다. 그리고 그 아내의 장사가 끝난 다음 날 아우 역시 마을에서 자취를 감추어 버린다.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며 괴로움을 이기지 못한 형은 '배따라기'를 부르면서 동생을 찾아 20여 년간 방랑 생활을 계속한다.  

 

 

 

2. 작품의 주요 특징

  • 자연과 인간의 조화
    김동인은 소설에서 자연과 인간의 삶을 밀접하게 연결하며, 어촌 마을의 풍경과 등장인물의 감정을 섬세히 묘사한다. 자연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인물들의 심리를 드러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 서정적 비극
    김동인의 특유의 서정적이고 감각적인 문체는 독자로 하여금 마치 시를 읽는 듯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인물들의 비극적인 삶을 그리면서도 지나치게 무겁지 않게, 아름다움을 잃지 않는 표현이 특징적이다.

3. 작품의 의의

김동인의 「배따라기」는 한국 근대문학의 초기 작품으로, 당시 문학에서 흔치 않던 개인의 감정과 삶의 비극성을 깊이 있게 탐구한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 특히, 서정성과 사실주의를 조화롭게 결합한 그의 문체는 이후 많은 작가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이 작품은 당시 한국 사회의 전통적 가치와 근대적 변화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텍스트로도 평가받는다. 또한 김동인의 문학 세계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도 필수적인 작품으로, 그의 초기 작품들이 지닌 미적 특성과 주제의식을 잘 보여준다.

 

4. 액자 소설의 구성 방식과 그 효과

<배따라기>는 액자 소설의 구성을 취하고 있다. 외부 이야기와 내부 이야기로 구별되는 액자 소설은 내부 이야기를 통해 본 사건을 다루고, 외부 이야기를 통해 본 사건의 선후담을 다루기 때문에 독자에게 내부 이야기의 실재성을 제공한다. 이 작품에서는 '나'로 하여금 독자에게 사내의 이야기를 소개해 주는 작중 화자의 역할을 담당하게 함으로써, '나'를 작가 자신인 것처럼 보이게 하는데, 이는 독자들이 '배따라기' 노래에 얽힌 사내의 사연도 실제로 있었던 일인 것처럼 여기도록 만들어 이야기 자체의 실재성을 강조하기 위한 일종의 소설적 기법인 것이다. 

 

5. <배따라기>에서의 '바다'의 상징성

'배따라기'는 애절한 노래와 어울려 있는 두 형제의 방랑은 영원과 무한의 뜻을 내포한 바다 위를 헤매는 존재로 묘사되고 있다. 이 작품에서의 '바다'는 이 작품 속에 설정된 인물의 정처없음의 의미를 결정하고 소설 밖에서 소설을 읽는 독자에게도 삶의 길고도 불확정적인 의미를 간접적으로 일깨워주는 하나의 상징으로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불확정적인 것의 인식은 불안과 모험과 관계되지만 이 작품에서는 상실의 불안과 걷잡을수 없는 허무감이 '바다'로 집약되어 작품의 전체적 분위기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두 형제의 우애와 당위적 회복과 망망한 바다 위를 표류하는 행위 사이에서 의미의 대조적 긴장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6. 운명적 엇갈림을 통한 비극의 형성

이 작품의 말미에서 '그'는 자신을 떠나 방랑길에 들어선 아우를 찾아다닌다. '그'는 강화도에서 아우의 소식을 들었지만, 아우는 이미 인천으로 떠나 버렸다. 물론 '그'는 인천에서도 아우를 찾을 수 없었다. 여기서 이 두 형제의 운명적 엇갈림을 통해 만남이 계속적으로 연장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것이다. 이는 곧 이들 형제의 만남이 영원히 운명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음을 암시하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이러한 이들의 운명이 '배따라기' 음악과 어울려 이 작품의 비극적 성격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7. 김동인과 그의 문학 세계

김동인은 1920년대 한국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사실주의와 낭만주의를 결합한 독창적인 문학 세계를 구축했다. 그는 인간의 본질적 감정과 삶의 비극을 탐구하는 데 능했으며, 「감자」, 「광염 소나타」와 같은 대표작들을 통해 다양한 주제를 다루었다. 특히 그의 작품은 문학적 아름다움과 심리적 깊이가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배따라기」는 김동인의 문학적 성취를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단편소설로, 가족 간의 갈등과 사랑,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서정적으로 그려낸 수작이다. 이를 통해 독자는 당시 한국 사회와 개인의 내면을 깊이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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