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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소설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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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원의 소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1934)은 한국 근대문학의 대표작으로, 도시 공간과 현대인의 내면 세계를 섬세하게 탐구한 작품이다. 이 소설은 식민지 시대 서울(경성)을 배경으로 하여, 하루 동안의 구보씨의 사색과 방황을 기록하며, 도시와 개인의 관계, 근대인의 정체성, 그리고 현대적 감각을 다룬다. 

 

이 작품은 1934년 <조선중앙일보>에 연재된 중편 소설로, 몽타주, 의식의 흐름 등의 기법을 사용한 모더니즘 소설이다. 이 작품은 소설가 구보가 어느 날 서울 거리를 배회하면서 거리의 풍물 및 사람들과 접촉하는 동안 변화해 가는 내면 의식을   적절하게 포착해 내고 있다. 이 작품에서 주목되는 것은 주관적 서술자의 시선에 포착되는 구보, 어머니, 거리의 풍경 및 여러 친구들의 살아가는 일상적 모습이며 그들이 드러내고 있는 내면 세계를 작가 특유의 미의식에 의하여 묘사하고 있는 점이다. 또한, 이 작품에서는 서사의 단락에서 장, 절의 구분에 어구나 어절을 중간 제목으로 나타내는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 아침에 집을 나선 때로부터 하루 동안의 행로를 보이며 새벽 두 시에야 귀가하는 것으로 작품은 마무리되고 있다.  이 작품을 감상할 때는 구보의 시선에 들어온 풍경과 그 소설적 기법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면서 읽으면 좋다.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1. 줄거리

소설은 소설가 구보씨가 아침에 집을 나서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구보씨는 경성(현재의 서울) 곳곳을 걸으며 다양한 사람들과 풍경을 관찰하고, 그 속에서 자신의 내면을 성찰한다.

그는 거리의 상점, 찻집, 극장 등 여러 장소를 지나며 과거의 기억, 자신의 문학에 대한 생각, 그리고 가족과의 관계 등을 떠올린다. 구보씨는 삶의 의미를 찾으려 하지만, 뚜렷한 답을 얻지 못한 채 끝없는 사색과 고독에 빠져든다. 소설은 구보씨가 하루의 여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이 작품은 전통적인 기승전결의 서사 구조를 따르지 않고, 구보씨의 의식의 흐름과 사색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스물여서 살인 구보는 직업이 없고 결혼도 하지 않았다. 구보는 정오에 집을 나와 광교, 종로를 배회하다가 자신의 신체에 문제가 있는 것을 느끼고 불안해 한다. 구보는 동대문해 전차 속에서 예전에 선을 보았던 여자를 발견한다. 구보는 그 여자를 모른 체했지만 그 여자가 내리자 후회한다. 혼자 다방에서 차를 마시다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한다. 구보는 다시 고독을 피하기 위해 경성역을 찾아간다. 그러나 그 곳에서 본래의 온정을 느낄 수 없는 차가운 눈길들에서 슬픔을 느낀다. 그러던 중 우연히 그 속에서 중학 동창을 만나게 된다. 그 동창은 중학 시절 열등생이었는데 그와 동행하는 예쁜 여자를 보고 물질에 약한 여자의 허영심을 생각한다.

 

다시 다방에서 시인이며 사회부 기자인 친구를 만나 그가 돈 때문에 매일 살인 강도와 방화범의 기사를 써야 한다는 사실을 애달파하고, 친구와 헤어진 후 혼자 다방에 들어가 즐겁게 차를 마시는 연인들을 바라보면서 질투와 고독을 느낀다. 구보는 다방에서 나와 동경에서의 옛 사랑을 추억하고 그 여자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또, 전보를 배달하는 자전거를 보고,친구에게 편지를 받고 싶다고 생각한다. 구보는 친구와 술을 마시며 세상 사람들을 정신병자로 규정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고, 일거리를 찾아 거리로 나온 소복한 여인을 보며 모든 일이 가난 때문에 생긴 불행이라고 생각한다.  새벽 두 시경 구보는 종로 네거리에서 이제는 어머니를 위하여 결혼도 하고 창작에 전념할 것을 다짐하면서 집으로 향한다. 

 


 

3. 주요 주제

  1. 도시와 근대성
    • 경성은 식민지 시대의 근대화와 전통이 충돌하는 공간이다. 도시 곳곳의 풍경은 구보씨의 내면과 맞물리며, 도시의 복잡성과 개인의 고립감을 표현한다.
  2. 현대인의 소외와 고독
    • 구보씨는 사회 속에서 소외감을 느끼며, 자신의 정체성과 존재 이유를 끊임없이 고민한다. 이는 근대인의 고독과 실존적 고민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3. 문학과 예술에 대한 고민
    • 구보씨는 소설가로서 자신의 위치와 문학의 가치를 고민한다. 그는 문학이 어떻게 사회적 역할을 할 수 있을지, 혹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을지에 대해 반추한다.
  4. 일상성의 미학
    • 이 작품은 특별한 사건이 아닌 일상적인 하루를 묘사하며, 일상 속에 담긴 근대적 경험과 내면의 변화를 포착한다. 

3. 문학적 특징

  1. 의식의 흐름 기법
    • 박태원은 서구 모더니즘 문학의 영향을 받아, 구보씨의 내면을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세밀하게 묘사했다. 이는 전통적인 서사 구조와 달리, 구보씨의 생각과 감정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전개한다. 
  2. 도시적 감수성
    • 작품은 도시 공간을 단순히 배경으로 설정한 것이 아니라, 도시 자체를 살아 움직이는 존재처럼 묘사하며, 도시와 인간의 관계를 탐구한다. 
  3. 객관적 시선
    • 소설은 주인공의 내면뿐만 아니라, 도시의 다양한 풍경과 인물을 객관적이고 세밀하게 묘사한다. 이를 통해 당시 경성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재현한다. 

4. 작품의 의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은 한국 문학사에서 근대적 실험정신과 도시적 감각을 선도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이 작품은 단순히 도시 풍경을 그리는 것을 넘어, 현대 사회에서의 개인의 고독과 정체성 문제를 심도 있게 탐구한다. 또한, 당시 식민지 조선의 도시화와 근대성의 양면성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하며, 오늘날에도 공감할 수 있는 문제의식을 제공한다.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

 

 

* <일상성의 만화경적 기록>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을 살펴보면 이야기의 주인공은 소설을 쓰는 작가의 신분임을 알 수 있다. 그는 별다른 목적 없이   집을 나와 사방을 기웃거리며 하루를 보낸다. 그 하루의 시간 속에서 주인공의 의식도 방황을 거듭한다. 잃어버린 옛날의 애인을 떠올리며 옛날의 애인을 떠올리고 추억에 잠기기도 하며, 사소한 일상의 일들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삶과 현실에 대한 철저한 방관을 통해 주인공이 도달하고 있는 것은 인간 생활을 지배하는 의식의 일상성에 대한 인식뿐이다.  주인공의 도시 배회에는 그의 손에 들려진 한 권의 노트가 동반자 노릇을 한다. 도식의 이곳 저곳을 떠돌아 다니다가 우연히 부딪치게 되는 주변 세계의 사실들을 만화경적으로 기록하면서 새로 쓰려는 소설의 모티프를 구상하는 것이 그의 일이다. 또 하나의 동반자는 주인공의 의식이다. 주인공이 도시를 배회하는 것과 더불어 그의 의식도 방황을 거듭한다. 현실 생활에서의 그는 무기력과   상실감에 빠져 있는 데 비해, 그의 방황하는 의식은 잃어버린 행복과 기쁨을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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